부동산 시장에 들어선 각종 규제로 가격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일까, 최근 부동산에는 ‘급매’라는 글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물을 내놔도 사 가는 이가 없어 잔금을 치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경매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 매매보다 5,000만 원가량 저렴하게 나온 매물을 덥석 매수를 하려는 이도 많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했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이라면 기쁜 마음을 먹기 보다, 의심부터 하는 게 좋을 수 있다. 저렴한 매물의 치명적인 함정에 대해 파헤쳐 보도록 하자.

가격이 하락한 건 그만큼 가치가 없다는 뜻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할인이라는 말에 민감하다. 원가보다 싸게 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급매’라는 단어를 매물 앞에 붙은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기가 없는 단지여서 원래부터 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을 수 있다. 그 앞에 급매라는 단어를 붙여 교모하게 가격이 저렴하게 나온 ‘척’을 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미래 가치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저렴한 매물에 관심을 쏟는 이유 중 하나가 훗날 시장이 회복되었을 때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지역 내에 아무런 개발 호재도 없거나,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난 아파트 등은 가격이 오르기는커녕 계속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섣불리 매수해 손해를 보는 일은 줄이는 게 좋다.

하자 여부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실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한 데에는 매물에 하자가 있어서인 경우가 가장 많다. 누수, 하자 등 매물 자체에 하자가 있거나, 위층-아래층 입주민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계약 전, 현장 답사를 통해 내부부터 외부까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감당할 수 없을 하자라면, 집을 수리하는 데 비용으로 시세와 같은 가격으로 매물을 매입한 꼴이 될 수도 있다.

하자 여부를 확인할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권리 상 하자다. 이는 경매에서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요소로, 저렴한 집이라면 ‘등기부등본’을 무조건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에는 부동산과 관련된 근저당권, 임차권, 전세권 등의 권리가 모두 적혀 있다. 계약을 하고 잔금을 모두 치렀음에도 해당 권리가 말소되지 않았다면, 결국 책임은 매수자에게 돌아간다. 이전 집주인의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자.

‘싼 게 비지떡’ 소리 듣지 않으려면

내 집 마련을 목적이라면 급매물이 좋을 수 있다. 주변 여건만 자신에게 맞는다면 손해 볼 일이 적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만 잘 확인해 정말 저렴한 가격이 맞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건 필수다. 반대로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미래 가치부터 주변 시세, 권리 분석까지 꼼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저렴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집주인이 정말 급하게 돈이 필요해 싸게 매물을 내놓는 걸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매물을 얻고 싶다면 발품을 파는 일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싼 매물은 ‘나’만 관심이 있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꼼꼼한 분석을 통해 현명한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