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조원 빼돌렸다” 단군 이래 최악의 사기범으로 꼽히는 자

최악의 사기범이라 불리는 조희팔
무려 5조원 넘는 금액 빼돌려
죽음 믿지 않는 피해자들의 현재
제2의 조희팔 언제든 나올 수 있어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을 상대로 100억 원대에 달하는 사기를 친 ‘주식고수’로 유명한 A 씨가 큰 논란을 빚었는데요. 해당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서 A 씨는 ‘제2의 조희팔’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A 씨가 사용한 범죄 수법이 단군 이래 최악의 사기꾼으로 통하는 조희팔의 수법과 같았기 때문이죠.

조희팔은 사망했다고 알려진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조 씨에게 피해를 본 이들은 여전히 그의 행방을 쫓고 있는데요. 대체 얼마나 악명 높은 범죄를 저질렀기에 피해자들은 그의 죽음조차 믿지 못하고 분하고 원통한 마음을 계속 품고 있는 걸까요?

2만 6000여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A 씨는 지난 2017년부터 SNS에 고가의 명품, 스포츠카 등을 공개하며 주식 투자로 거둬올린 수익률을 공개해왔는데요. 특히 매수, 매도 타이밍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주식고수로 이름이 알려지게 됩니다. A 씨는 1회에 330만 원에 달하는 주식강의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후 A 씨는 강의 수강생 및 지인들을 상대로 투자금액을 본인에게 맡기면 5~10%의 수익을 내주겠다며 권유했고, A 씨를 믿은 이들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돈을 그녀에게 내어줍니다. 투자금을 맡긴 초기만 해도 약속한 수익이 꼬박꼬박 들어오자, 그녀를 완전히 신뢰한 몇몇 투자자들은 추가로 수억 원의 투자금을 맡기기도 했다는데요. 시간이 흐른 뒤 투자자들은 약속받은 날짜에 돈을 입금 받지 못했으며, A 씨는 과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주식 계좌가 포토샵으로 수정된 거짓 사진이라는 의혹을 받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A 씨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총 160여 명으로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금액만 100억 원에 달하는데요. 현재 A 씨는 피해자들이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A 씨가 행한 사기 수법은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금으로 내어주는 일명 돌려 막기 수법인데요.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조희팔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29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가로챈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피해 인원과 금액 모두 어마어마한 탓에 조희팔은 ‘단군 아래 최악의 사기범’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요. 조희팔은 대체 어떻게 사기 행각에 발을 들이게 됐을까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195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조희팔은 가정의 경제 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탓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돈을 벌기 위해 대구로 홀로 떠나야 했는데요. 막노동을 하며 청소년 시기를 보낸 조 씨는 20대에 접어들면서 친형이 일하던 다단계 업체 ‘SMK’에 입사해 일을 배우게 됩니다.

이후 2004년에 이르러서 조희팔은 대구에 다단계 회사 ‘BMC 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요. 훗날 최악의 사기 사건으로 손꼽히는 ‘의료기 역 렌털 계약 사기 사건’의 서막이라고 볼 수 있죠. BMC는 의료기기를 구입한 뒤 임대를 놓아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는데요. 440만 원에 달하는 의료기 한 대 값을 내면, 8개월간 매일 일정 금액을 160여 차례에 걸쳐 지급해 결과적으로 수익률 32%를 보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플루언서 A 씨의 사례와 비슷하게 조희팔에게 돈을 내어 준 투자자들도 초기엔 제때 돈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입금이 늦어지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은 각자 수사기관에 조 씨를 고소하기 시작했고 2008년에 이르러서 급기야 조 씨의 회사를 경찰이 압수수색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경찰이 조 씨의 회사를 들이닥쳤을 땐 이미 조 씨가 회사 전산망을 파괴하고 도주한 뒤였는데요. 금액만 놓고 보자면, 조 씨는 7만여 명의 투자자가 투자한 5조 원이 넘는 금액을 빼돌려 이 가운데 2900억 원만 따로 빼 달아났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달아난 곳은 어디였을까요? 2008년, 조 씨는 조카의 도움으로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는데요. 한참이 지나 그가 검찰과 경찰의 도움으로 수사망을 피할 수 있었단 것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가 중국에 자리 잡은 지 3년이 다 돼가던 2011년 그의 사망 소식이 국내에 전해집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당시 그의 장례식 영상까지 공개됐는데요. 피해자들은 해당 영상이 연출이라며 조 씨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조희팔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 모임인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 측은 여전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여전히 조 씨가 비호세력의 품안에서 잘 살고 있을 거라 믿고 있는데요. 바실련 소속 회원 김 모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희팔이 붙잡히면 당장에라도 찢어 죽이고 싶다”면서 “돈도 되찾고, 마땅한 벌을 받게 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들이 조 씨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는데요. 우선 시신의 얼굴이 드러나는 투명한 관 덮개가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점과, 피해자들이 조 씨가 사망했다고 알려진 중국 호텔에 문의한 결과 조 씨가 사망했다고 알려진 시점에 ‘한국인 남자가 사망한 사실이 없다’라고 답변한 점 등이 꼽힙니다.

또한, 수사기관이 발표한 조 씨의 사망 일자와 그의 납골묘에 적힌 사망 일자가 불일치하는 점, 사망 관련 서류의 날짜들이 뒤죽박죽인 점등에 대해 바실련 측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시간이 오래도록 피해자들은 투자금액을 돌려받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피의자가 사망하면 수사를 중단하는 형사소송법 원칙 상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을 돌려받는 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 3월 들어 대구지방검찰청은 보관 중이던 범죄 피해 재산 32억 원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절차를 마련했지만 5조 원 중 고작 32억 원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떨떠름한 반응을 자아냈습니다.

현재 바실련 측은 사건 당시 국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에 피해 규모를 키우고 조희팔 검거에 실패한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피해자 보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바실련 대표는 “조희팔의 미끼는 의료기기였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 사기 수단은 선물투자 상품, 가상화폐 등으로 변주하고 있다”라며 “제2의 조희팔 사건은 언제고 또 일어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14년이 지나도록 피해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치고 있지 않은 만큼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그날이 조속히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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