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개조한 임대주택 입주한 시민들이 입 모아 한 말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최근 정부가 전세난 해결 방안으로 향후 2년간 전국에 공공임대주택 11만 4100가구 공급할 것을 발표했다. 일명 ‘영끌’이라고 할 정도로 공공기관이 확보할 수 있는 주택을 최대한 끌어모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여기에 호텔이나 상가 등을 개조해 임대주택을 내놓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보자.

내년 상반기 4만 9000가구 공급
호텔 리모델링 물량 1만 3000가구

19일 정부는 전세난을 안정시키기 위해 2년간 전국에 공공임대주택 11만 4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에만 3만 5000가구 등을 비롯해 수도권에 7만 가구가 집중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물량 40% 넘는 4만 9000 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주거용으로 탈바꿈할 호텔, 상가 등의 물량 1만 3000가구가 포함된다. 비어있는 호텔이나 오피스, 호텔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잠을 자는 용도로 집중된 호텔에 음식을 해먹고 생활을 하는 아파트와는 기본 전제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호텔을 주거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배관 공사, 냉·난방, 하수처리시설, 환기, 화재, 보안 등 변경해할 부분이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호텔은 세입자 명도에 따라 빠르게 공급될 수 있지만 난방 등 주거 편의성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은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을 리모델링해 청년주택을 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굉장히 반응이 좋다. 잘되어 있는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입 의자를 타진하는 호텔이 꽤 있다”고 말했다.

월세 60~70만 원 육박
16~21㎡(5~6) 평짜리 원룸

호텔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올 5월 서울시는 종로구 숭인동 베니키아호텔을 개조해 207가구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작년까지 베니키아 호텔로 불린 이곳은 현재 ‘영하우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호텔은 16~21㎡(5~6) 평짜리 원룸으로 탈바꿈하여 월 소득 3인 기준 541만 원 이하인 39세 이하 청년, 대학생,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이 되었다.

하지만 전체 238가구 중 약 180여 가구가 입주 전에 계약을 취소했다. 이곳의 월 차임료는 30만 원대였지만 청소비, 식대, 인터넷비 등에 따른 실거주비가 80만 원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청소비 등을 포함한 비용을 삭감해 월 임대료를 50만 수준으로 낮췄지만 무주택자 대상 입주자를 채우지 못해 유주택자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5월부터 청년주택 영하우스에 들어와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그냥 혼자 살 정도의 작은방이다. 방음이 조금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거주자 B씨는 “주변에 모텔과 술집이 많다”며 “주변 환경을 생각하면 오래 살기는 힘들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환기 어렵다는 문제점
신중한 정책 필요하다는 말도

가장 큰 문제는 호텔을 임대주택으로 개조해 만들었다는 구조적 문제였다. 호텔이었던 특성상 바닥 난방이 되지 않고 히터만 사용 가능하다. 창문도 한쪽 벽면에만 위치해 있어 환기가 어렵다. 여기에 원룸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엌도 문제가 되었는데, 어깨너비만 한 조그만 싱크대에 인덕션 한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도 문제로 꼽혔다. 거주민 H씨는 “이름만 호텔이지 모텔촌에 사는 거나 다름없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임대주택 인근 길거리에는 노숙자,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직장에 갈 때 빼고는 밖에 잘나가지 않는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앞으로 상황이 호전돼 관광객이 늘어나면 다시 호텔 객실 수가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관광객이 다시 늘어 호텔 객실이 부족해지면 전셋집으로 줬던 호텔을 다시 개조할 것이냐”며 “땜질 처방이 아니라 신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영하우스가 외면받은 사례로 꼽히면서 이번 논의에 대한 야권 및 부동산 관계자들의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은 ”이번 대책의 2~3%에 해당하는 아주 작은 부분인데 이게 마치 대책의 90%인 것처럼 보여 당혹스러웠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서 김 장관은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은 유럽 등에서 호응도가 높다며 이를 통한 질 좋은 1인 가구 주택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