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알박기’ 잘못해서 40배 세금 폭탄 맞게 생긴 집의 실체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2000년대 중반, 속칭 알박기라 불리는 부동산 투자방법이 기승을 부렸다. 심지어 알박기 투자방법에 대한 책이 베스트셀러 오르기도 했었다. 물론 지나치다 싶은 악질 알박기 투자자의 경우, 건설사가 높은 금액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소송을 거는 일도 있었다. 2018년에는 각종 수단으로 알박기를 한 일당 5명이 8개월~3년의 징역과 8억 5000만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처럼 알박기에 대한 대응이 긴밀해져 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알박기 투자자들이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그들은 왜 세금폭탄을 맞게 되며 어디에 투자했기에 그런 위협을 받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갑자기 소규모 주택 세워져
수원군공항 후보지 선정 노려

개발 예정지에 있는 땅을 일부러 먼저 사들인 후 사업자에게 고가로 되파는 부동산 투기 수법을 일명 ‘알박기’라고 한다. 용지의 소유권을 100% 확보하지 못하면 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수법이다. 토지의 일부만을 확보한 후 매각을 거부하며 버티다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파는 투기행위인 것이다.

알박기로 한때 논란이 일었던 곳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위치한 화수리·원암리·화곡리 등 화옹지구 일대 마을이다. 이곳에는 갑자기 소규모 주택이 우후죽순 세워졌는데 그 이유는 분명했다. 화성시 우정읍 일대가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곳은 소규모 주택이 벌집처럼 모여 있다 해 ‘벌집 주택’이라 불렸다.

2017년 2월 국방부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예비후보지로 화옹지구 일대 14.5km를 선정했다. 이곳에 추진된 알박기는 다소 위험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전투 비행장 이전이 확정되면 이들은 주택보상, 이전비용, 이주자 택지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전이 취소되면 보상은 물 건너 가는 것이다.

한 매체에 따르면 벌집 주택 관련자로 보이는 50대 여성은 수원과 화성에 거주하는 동호인들끼리 주말에 고기 구워 먹고 쉬려고 지은 집이라고 알박기가 아니라며 부정했다. “인근에 궁평항이 있고 친정 엄마 집이랑 가까워 겸사겸사 매입한 것인데 왜 투기 세력 취급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신고사항으로 법적 제재 안 받아
별장 분류 시 40배 세금 부과

화성시는 이에 대해 사태 파악 자체가 늦었고 알았다 하더라도 벌집 주택의 형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벌집 주택들이 토지를 분할해 소규모로 주택을 지어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지를 분할해 소규모로 주택을 짓는 것은 허가 사항이 아닌 신고사항이기 때문에 아무런 법적 제재로 받지 않는 것이다.

벌집 주택은 법적 절차를 갖췄기 때문에 강제 철거, 인허가 취소 등의 방법은 사용할 수 없다. 2019년 1월 말까지 화성시 우정읍 일대에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곳은 96건이었다. 화수리가 37건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화성시 관계자는 “관련 부서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군 공항 이전에 다른 보상을 위한 전형적인 수법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대응을 준비할 것을 예상케 했다.

화성시가 선택한 대응 중 하나는 ‘세금폭탄’이었다. 지방세법을 따져 벌집주택이 ‘별장’에 해당하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지방세법13조에 별장은 ‘주거용 건축물로서 늘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휴양·피서·위락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라고 적혀 있다.

벌집주택이 별장으로 분류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별장은 중과세의 대상이 된다. 지방세법에는 ‘별장의 세율은 과세표준의 1,000분의 40’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벌집 주택이 별장으로 분류된다면 지방세법에 다라 최대 40배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화성시는 일반 주택으로 분류되었을 때와는 달리 벌집 주택에 최대 40배까지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화성시는 “해당 건축물이 주택용으로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보면 주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시에서는 투기 세력에 의한 건축행위로 보고 있다”라며 “실제 거주하면 문제가 없지만 ‘별장’으로 판단되면 세금을 더 부과하고, 주민등록도 말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옹지구 투기 유도 사례 늘어
가짜 뉴스 생성 문제 심각

국방부가 수원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경기도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한지 3년이 지났다. 화성시가 강력하게 반대에 나서면서 수원과 화성 두 지자체는 기약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수원군공항 이전 공방. 국방부 발표 이후 화성시는 적극 반대 나섰다.

화성시 주민들은 “우리들의 동의 없이 지정됐다. 왜 우리가 군공항의 소음 피해자가 되어야 하냐”며 비난했다. 또한 자연환경 생태계 환경을 훼손하게 둘 수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화성 시민들은 국회 앞에서 삭발식까지 단행하며 군 공항의 이전을 반대했다. 국회에서 군 공항 이전에 속도를 붙이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무력화됐다.

찬성하는 측에선 화옹지구로 군공항을 이전하게 되면 국제공항으로 활용할 계획을 내세웠다. 경기도 남부 800여만 명의 숙원사업이라며 화성국제테마파크의 성공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또한 2019년까지만 해도 거의 포화상태였던 인천공항은 2030년 이후 2억 명 정도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공항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와 반대로 화성시 입장은 확고했다. 지난해부터 수원 측에서 이렇게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니냐며 이른바 꼼수 전략이라며 비판했다.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면 이를 국토부에서 추진했어야 하는데 국토부에 의하면 경기 남부 민간공항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반대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군공항 이전에 따른 보상을 미끼로 화옹지구에 투기를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화성 시민 다수가 군공항 이전에 찬성하고 있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삼아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업자들이 땅을 확보하고 다시 되팔기 위해 가짜뉴스를 동원하는 것”이라며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믿고 투자에 나선다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성시 측도 이 같은 사실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