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7명으로 시작해 매출 6,000억까지 찍던 기업의 몰락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매출 6조원, 재계순위 30위권을 기록해던 한 기업이 있다. 학습지 판매를 시작으로 건설까지 진출, 계열사 31개를 거느리며 승승장구했던 그룹이지만 현재는 교육 사업 하나만 남기고 있다. 집 떠난 애들은 잘 나가 슬픔만 안겨주고 있다는 웅진그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입사1년만에 판매왕 등극
직원 7명으로 사업 시작

웅진 윤석금 회장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마땅히 취업할 곳을 찾지 못한 윤석금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지사에 입사하게 된다. 입사한지 1년만에 방문판매쪽에서 두각을 보이며 전세계 판매왕으로 등극한 윤석금 회장은 8년만에 상무로 고속승진하는 기염을 토한다.

그는 자본금 7천만원, 직원 7명으로 헤임인터내셔널이라는 출판사를 차리면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다. 고급인재 영입을 위해 취업난을 겪는 운동권 출신 명문대생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며 영어교재를 판매하면서 사업을 꾸려나간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과외 금지로 위기가 닥쳐오자 그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다. 그는 유명 강사들의 강의 내용을 녹음해 고등학교 참고서와 함께 판매하는 전략을 내세워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다. 얼어붙은 사교육 시장에서 그의 탁월한 아이디어는 한국 출판업계의 역사를 다시 쓰도록 만들었다.

윤 회장은 참고서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용 책 기획에 나선다. 성우진과 유명 그림작가를 대동하며 8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만든 한국전래동화 ‘어린이마을’은 출판되자마자 700만부가 팔리며 소위 대박을 친다 . 이외에도 일반 출판시장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1986년 매출 78억에서 6,000억까지 기록한다.

코리아나 화장품, 웅진코웨이
화제성 올리며 2위까지

웅진은 출판업계에만 머물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윤석금 회장은 1988년 코리아나 화장품과 웅진코웨이, 1998년 동일산업을 인수해 웅진식품을 만든다. 처음 낮은 인지도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코리아나 화장품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당시 톱스타 채시라를 고용해 광고에 나선다. 코리아나 화장품은 광고가 전파되자마자 높은 화제성을 올리며 화장품 업계 2위까지 오른다.

화장품 사업만큼 정수기, 식품 사업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창고에 쌓여있는 정수기를 보며 윤 회장은 정수기 렌탈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생각해낸다. 사실상 장기 할부와 다름 없는 렌탈이지만 여기에 정수기 필터관리라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1년만에 10만대를 파는 기록을 세우며 사업은 흑자로 전환한다. 여기에 초록매실의 인기로 웅진식품 역시 매출 2600억 대의 흑자기업이 되면서 웅진의 승승장구는 계속된다.

재계순위 30위권까지 진출
교육사업만 남은채 모두 매각

자금이 쌓이며 잘 나가던 웅진은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2006년에는 태양광 사업을 필두로 하는 웅진에너지를 설립하고 2007년 건설업 진출을 위해 극동건설 인수에 나선다. 2008년 웅진케미칼,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융업까지 도전한다. 순식간에 계열사 수 31개가 된 웅진그룹. 매출액 6조를 기록하며 한때 재계순위 30위권까지 진출한다.

극동건설을 시작으로 웅진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아파트 이름이 곧 가치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윤석금은 웅진 이름을 붙여 아파트를 건설했지만 생각보다 분양이 잘 되지 않았다. 여기에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건설경기가 폭망하자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이와 동시에 태양광 사업 적자, 서울저축은행 상장폐지되며 사실상 그룹 전체 위기를 맞은 것이다.

웅진의 자부심이었던 웅진코웨이는 MBK파트너스로 매각되고 웅징케미칼은 일본 도레이그룹,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를 거쳐 대만 퉁이그룹으로 넘어간다. 2018년 10월 윤석금은 1조 9천억원에 지분 24.05%를 사들이면서 코웨이를 재인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차입경영한 탓에 2019년 6월 웅진그룹 회사채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3개월만에 재매각에 나섰다.

이제 웅진에게 남은 사업은 ‘교육’이다. 초심으로 돌아온 윤석금은 웅진씽크빅에 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추측되고 있다. 최근 윤석금 회장의 차남 윤새봄 전무는 키즈플랫폼 ‘놀이의 발견’을 선보이며 그룹 캐시카우로 키우는 전망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주력 사업에 집중해 내실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