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1층 입주민이 왜 엘리베이터 교체비 내야 하는 거죠?”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서울의 한 아파트에 사는 H씨는 최근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다소 황당한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니 입주자들이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H씨는 “사용하지도 않는데 나까지 왜 내야하냐”며 목소리를 냈지만 아파트측에선 아무런 개선사항이 없었다.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1층 거주자 승강기 교체 비용 문제
누리꾼들 갑론을박 이어져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1층 거주자에게도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부담하는 내용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또다른 아파트 거주자 B씨는 커뮤니티를 통해 “나는 엘리베이터 타지도 않는데 관리비만 한 달에 34,000원을 냈다. 이게 말이 되는 거냐”라며 억울한 심정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한 누리꾼은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면 내야하는거 아니냐”, “그렇게 불만이면 다른 곳으로 이사가라”며 B씨를 나무랐다. 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에 규정되어 있는 주요시설로 분류된다. 따라서 주요시설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나 건물 관리자를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수해야한다.

실제로 공동주택관리법에 의하면 엘리베이터 기계장치와 제어반, 조속기, 도어개폐장치 등은 15년 마다 전면 교체해야하며 와이어로프, 쉬브는 5년마다 교체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아파트주민들은 장기수선충담금으로 주기적인 아파트 수선에 나서야 한다.

아파트 관리규약 있다면 안 내도 돼
분담해야 한다는 법원

1층에 거주하고 있는 H씨나 B씨가 교체 비용을 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만일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해당 아파트의 상황에 맞게 규정한 ‘아파트 관리규약’에 1층 주민은 엘리베이터 교체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있다면 가능하다.

2018년 1층 입주자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에 대해 법원 판례는 아파트측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방법원은 “아파트의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는 입주민과 방문객들의 안전에 중요한 문제”라며 “아파트의 가치 상승등 직간접적인 이익을 받기 때문에 교체비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국토교통부 유권해석
갈등은 여전히 계속

최근 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와 1층 입주자 사이에서 발생한 소송이었다. 해당 아파트 1,2층 입주자들에게 3층 이상 입주자들과 균등해 장기수선충담금을 부과했다. Y씨는 이에 대해 “승강기 교체를 위해 1,2층 입주자들에게 장기수선충담금 부과는 위법하다 ”며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장기수선충담금 균등부과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에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2층 입주자는 승강기 교체 비용을 입주자대표회의에게 3층 이상 입주자들과 균등하게 지급할 의무는 없다”며 Y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엇갈린 판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결이 갈린 것이라며 추측했다.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장기수선충당금은 정체 소유자에게 주택공급면적 기준으로 산정해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고 저층세대라고 하더라도 장기수선충당금을 변제하거나 반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만 지하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는 약 500곳이 넘는다. 따라서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에 대한 갈등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많은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