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프리미엄 상가’이라 불리던 수도권 인기상권, 지금은?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로 늘 북적이던 패션의 메카’ 동대문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관광객과 도매상인들의 말소리로 가득했던 그곳엔 현재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가득하다한때 좋은 자리는 분양가 7~8억 원을 호가했던 동대문지금은 월세 0을 내걸어도 선뜻 나서는 이 없다동대문을 비롯한 복합쇼핑센터의 현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코로나19 타격 맞은 복합상가

7억 매매가가 3~4억원대로 뚝

동대문 패션타운을 비롯해 국내 종합쇼핑상가로는 밀리오레에이피엠(apm) 쇼핑몰굿모닝시티, 두타몰현대시티아울렛 등이 있다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오프라인 쇼핑몰들의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간에도 많았다코로나19는 상가의 위기를 한층 더 빨리 앞당겼다.

동대문 패션거리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밀리오레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월드컵을 전후로 호황기를 누릴 땐 안 좋은 자리가 1억 2000만 원, A급은 7억~8억 원까지 갔었다라며 코로나19 이후엔 A급이 3~4억 원대싼 자리는 8000만 원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복합상가 공실률 30% 달해

폐업 안 해도 ‘잠정휴업’ 증가

매매가가 급격히 하락했음에도 코로나19가 닥친 후 복합상가들의 공실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1~4층을 운영하는 밀리오레· 에이피엠, 1~2층만 쓰는 굿모닝시티 모두 전체적으로 공실률이 30%에 달한다.

굳이 매장을 내놓지 않더라도 ‘임시 휴업’ 팻말을 내걸고 잠정 휴업 상태를 이어가는 가게 역시 상당하다. 며칠 전 친구와 밀리오레 매장을 찾았다는 대학생 안모 씨는 “오랜만에 쇼핑하러 친구와 갔는데 불 켜진 매장보다 불 꺼진 매장이 더 많았다”라며 “이럴 거면 앞으로 굳이 복합쇼핑몰에 올 이유가 없다”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장사가 안돼서 가게를 닫고, 운영하는 가게가 없으니 손님의 발길은 더 끊어지고 악순환의 반복인 것이다.  

감정가 20% 낙찰 점포 많아져

새 주인 찾기 어려워진 현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빈자리를 채우려는 건물주의 노력은 헐값 매물로 나타나고 있다현재 동대문 인대에서 헐값 낙찰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감정가의 20%도 안 되는 가격에 낙찰되는 점포가 수두룩하고심지어 감정가의 4%에 낙찰되는 경우도 있다.

법원 경매 전문 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최근 헬로우에이피엠 쇼핑몰의 4㎡(전용면적) 짜리 점포가 565만 2000원에 낙찰됐다이는 감정가 9200만 원의 6%에 불과한 가격이다.

     

그나마 새주인이라도 찾으면 운에 좋은 편에 속한다또 다른 복합쇼핑몰인 굿모닝시티쇼핑몰의 한 점포는 무려 열 차례의 유찰 끝에 감정가 5100만 원의 16%인 810만 원에 낙찰됐다.

이밖에 다음 달 23일 입찰 예정인 밀리오레 지하 2층의 8㎡짜리 점포는 현재까지 총 13차례나 유찰된 상태다해당 점포는 현재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 1억 3800만 원의 4%인 606만 9000원까지 떨어졌음에도 다음 입찰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권리금 없이 월세 20만 원 수준

월세 0’원 관리비만 내는 경우도

복합상가 매물을 주로 취급하는 B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복합쇼핑몰 점포의 경우 1500~2000만 원짜리 급매물이 나오고 1000만 원 초반에 파는 가게도 있다라며 이런 곳의 월세는 권리금 없이 20~30만 원 수준인데공실이 오래됐고 관리비 미납이 쌓인 경우 월세가 5만 원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꾸준히 나가는 관리비 부담이라도 덜기 위해 월세 0을 제시하는 건물주도 있다운영 부담으로 폐업을 결정하려는 점주의 마음을 돌리려는 방편인 것이다월세를 받지 않는 한이 있어도 점포를 공실로 두는 것보단 낫다는 판단에서다동대문 8층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 사장은 올해부터 월세를 안 내고 관리비만 18만 원 내고 있지만 어려운 건 매한가지라고 토로했다.

복합쇼핑센터 영업시간 단축

탄력적인 변화 받아들여야 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합쇼핑센터들은 나란히 영업시간 단축 결정을 내렸다현재 동대문 쇼핑몰 밀리오레와 두타는 자정까지만 운영하며에이피엠(apm) 쇼핑몰과 롯데피트인도 각각 다음날 새벽 1시까지와 저녁 9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복합상가 내 점포들의 업종 변경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해야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현행법상 복합상가 내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사업주가 업종을 변경하려 할 시 건물 소유자의 4분의 이상의 찬성을 얻고인근 상인들의 승낙을 받아야 한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상가가 잘 되려면 입지 조건이 가장 중요했다면 이제는 매니지먼트가 더 중요한 시대라며 사람들이 선호하는 용도로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게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