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까지 올랐지만 16평 집에 삽니다”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2015년부터 베이비붐 세 대(1955~1963년생)들의 은퇴가 시작되고 있다한 조사에 따르면 2023년까지 약 720명의 은퇴자들이 나올 예정이다고령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은퇴자들은 제2의 직업을 찾아가고 있다정년퇴직 후 그동안 쌓았던 경력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있다이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집 크기부터 줄여

적게 벌어 적게 쓰는 삶

이야기의 첫 번째 주인공은 한겨레를 통해 소개된 해운회사에서 27년간 근무한 강찬영 씨다수출하는 업체를 찾아다니며 회사를 알리는 영업일을 주로 했다밤낮 할 것 없이 계속 일하며 평일에는 2, 3차는 기본인 술자리들이 이어졌다그렇게 열심히 일한 강찬영 씨는 임원을 달았다.

대기업 임원에 회사에서 ‘잘나가던’ 강찬영 씨는 스페인네덜란드의 주재원으로 일했다그렇게 30년 가까이 일했던 회사에서 나온 그는 은퇴를 했다그렇게 열심히 달렸던 회사였지만 나가는 건 한순간이었다. 강찬영씨는 바로 관련 업계로 재취업할 수 있겠지라며 별 걱정 없이 회사를 떠났다.

강찬영 씨와 그의 아내는 은퇴시점부터 집 크기를 줄였다소득이 0원이 된 상태에서 생활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벌어 많이 쓰는 삶에서 적게 벌어 적게 쓰는 삶으로 패턴을 바꾼 것이다그는 기존에 살고 있던 37평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16평 빌라로 집을 이사했다.

책임자 자리로 재취업 노려

4년째 택배 알바

그는 다른 대기업 임원 출신 친구들처럼 관련 업계 재취업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중견기업, 공기업 등의 책임자 자리에 원서를 넣어봤지만 재취업을 노려보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중소기업의 책임자로 취업이 되기도 했지만 1년 반이 채 안 돼 나올 수밖에 없었다. 강찬영 씨는 “회사를 나오고 나서야 50대 관리직으로 재취업은 힘든 일이란 걸 알았다”라는 말을 전했다.

관련 업계 재취업에 대한 희망을 접은 그가 택한 직업은 바로 택배 알바였다.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던 일.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들다는 택배 분류 작업 알바를 그는 4년 째 해오고 있다. 오후 3시에 출근해 6시간 동안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밤 1시다.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월 120~130만 원 남짓이다.

하지만 그는 “육십이 다 되어서야 노동의 신성함을 배웠다”라는 말을 전했다. 30년 간 해왔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이지만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면 잡념이 싹 사라지고, 오늘 하루를 잘 보냈다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주변의 은퇴한 지인들에게도 가급적 몸 쓰는 일을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퇴직 후 2년간 놀아

미리 준비하는 것 필요

잘나가던 회사를 은퇴한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임기락씨의 이야기도 들어보도록 하자그는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퇴직 후 택시운전일을 하고 있다퇴직 후 2년 간 놀았다는 등산을 다니기도 하고 비슷한 처지의 지인들을 만나 술을 먹는 하루가 반복됐다.

모든 게 재미없고 무기력해질 때쯤 문득 일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바로 건설 회사에 찾아갔지만 나이가 많다고 거절 당하기 일쑤였다택시 회사에도 55세 이상은 잘 받지 않았지만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겨우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06년부터 시작한 택시운전일은 그에게 삶의 활력을 줬다그는 새로 교육받고 시작하는 일이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일하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졌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그러면서 그는 퇴직 후 2년 반 동안 놀았던 게 아직도 후회가 된다며 체력이 허용하는 한 일을 하고 싶다는 솔직한 심정을 전달했다.

소개된 강찬영 씨와 임기락 씨처럼 50~60대들에게 은퇴 후의 삶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오늘 다니는 회사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불안감과 아직 어린 자녀들을 책임져야 하는 경우 부담감은 더욱 커진다전문가들은 은퇴 연령을 기준으로 미리 제 2의 삶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했다또 은퇴 이후의 가장 중요한 자세는 젊은 시대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