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님이 배달 음식도 갖다주던데, 이래도 되나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배달 음식을 주문한 A 씨는 현관문에서 음식을 기다리는데 택시가 배달을 온 것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이내 기사님이 내리더니 ‘배민’에서 왔다면서 배달 음식을 건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택시 기사들이 배달 투잡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는데, 그 실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등
개인택시로 배달까지 해

최근 배달 업계에선 ‘택민’(택시+배달의 민족)이나 ‘택팡’(택시+쿠팡)과 같은 신조어가 새로 생겼다고 한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기사들이 배민커넥트, 쿠팡이츠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배달 투잡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보, 자전거, 자가용 등을 통해 배달하는 일반인 배달 플랫폼에 택시까지 가세한 것이다.

이런 흐름에 기존 배달업계 종사자들은 못마땅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일반인 배달원이 늘어나면서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 개인택시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타다와 같은 이동 수단 플랫폼이 등장했을 땐 택시와 비슷하다며 반발하던 택시 기사들이 배달업에 뛰어드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배달을 진행하다가 발각된 택시 기사들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기존 배달 앱들도 개인택시의 배달에 보수적인 입장이다배달의 민족은 보험에 가입할 때 등록한 차량이 영업용 차량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도보를 선택하고 암암리에 택시로 운송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적발하면 바로 계정 정지를 내린다쿠팡이츠 또한 택시화물차 등으로 배달하다가 적발되면 계정을 정지한다.

운행 건수와 매출 급감해
사업면허 양도 건수도 늘어

개인택시 기사들의 상황을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에 있는 개인택시 1대의 최근 월평균 운행 건수는 약 290건인데, 이는 코로나19가 없던 때와 비교했을 때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매출 또한 평균적으로 약 100만 원이 급감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이 정도라면 다른 지역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택시 운영 시장에 불황이 찾아오자 개인택시의 사업면허를 양도하는 건수도 늘어났다.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40대 B 씨는 밤새 택시를 몰아서 48000원 정도를 벌었다면서 한탄했다.

막말로 도둑질을 할 수도 없다며, 안전 수준을 적절하게 지키는 선에서 투잡이 허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외출하는 사람이 급격히 줄면서 택시 손님이 줄었는데, 빈 택시를 지키는 개인택시 기사들의 수입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영업난이 심각해지자 불법 루트로 배달 시장에 뛰어드는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도 있다이런 상황에 대해서 택민이나 택팡은 오토바이로 택시 영업을 하는 셈이라고 부정적인 시간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개인택시 기사들은 코로나19에서 생존하기 위해 겸업을 허가해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상당한 논란 예상돼
사업면허 취소될 수도

해외에서는 택시 기사의 배달 겸업을 허용해 주는 방향이다. 뉴욕시는 일정 수입에 못 미치는 택시 기사가 음식 배달을 하는 것을 허용했다. 일본과 독일도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높아지자 택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울시 또한 이런 흐름에 맞춰서 개인택시의 배달 겸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허용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택시가 다른 업종을 겸업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령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택시 운행의 본분을 잊고 배달업만 할 경우, 휴업 규정 위반으로 처리돼 택시 사업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아무리 휴무일에 배달해도 정상 운행하는 다른 택시와 혼선돼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별도의 시행령도 필요하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겸업을 하며 택시를 운행할 경우 안전 운행에 문제나 생기거나 심하면 근무 태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상황과 휴무일의 자유를 고려했을 때도 딜레마가 생겨서 서울시의 고민은 깊은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는 택시에게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