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함부로 했다가 집값 떨어지면…이런 일 발생합니다

올해 상반기 전세를 끼고 집을 매매한 ‘갭투자’들 가운데 무주택자의 매수 비중이 절반이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거란 기대감에 갭투자 형식으로 집을 산 사람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실거주할 생각으로 매매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보통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갭투자로 매매된 집에 무분별하게 계약을 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일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상반기 갭투자자 중

무주택자 비중 64.7%

‘갭투자’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액이 작은 집을 고른 뒤, 해당 집의 전세 세입자를 구해 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적을수록 투자에 들어가는 자본이 적어진다.

예를 들어 집 구매자가 3억 원으로 아파트를 구하려 할 경우, 해당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이 2억 4,000만 원이라면 구매자는 그 아파트에 들어가 살 전세 세입자를 먼저 구해 그 돈을 받고 나머지 6,000만 원만 사비로 충당하는 식이다.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갭투자자 중 무주택자 비중은 64.7%로, 작년 상반기(52.6%)와 비교해 10% 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또 국토교통부가 올해 상반기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수 금액을 분석한 결과 자기 자본 비율은 평균 52% 수준으로 나머지는 보증금 승계(25%), 차입금(23%)이었다. 즉, 집값의 절반 정도는 세입자 보증금이나 대출을 받아 돈을 지불했다는 뜻이 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유 자산이 적은 젊은 세대들이 갭투자에 대출을 활용한 경우가 더 많았는데, 30대는 자기자본 비율이 41%에 불과했다. 차입금은 33%로, 그야말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세 보증금 높아지며

부동산 가격도 상승

‘갭투자’를 유발하는 주요 수단으로 전세대출이 많이 활용되는데, 전세대출은 최근 한도 관리에 들어간 신용대출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현금 있는 무주택자도 받아쓸 수 있도록 전세대출이 쉽게 풀리다보니, 갭투자자는 전세금을 올려 부족한 매입자금을 충당하고 세입자는 쉽고 싼 전세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돕는 셈이 된다.

이 과정에서 전세 보증금이 높아지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야기하지만, 빈번한 부작용에도 정부는 섣불리 규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세대출은 실수요이며, 무주택자를 보호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 사기와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건수)은 올해 7월 554억 원(259건)으로, 금액과 건수 모두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최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보증금 마련 못하는 경우도

사고액은 HUG의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16년 34억 원에서 2017년 74억 원, 2018년 792억 원, 2019년 3,442억 원, 지난해 4,682억 원으로 폭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7개월 동안 3,066억 원에 이르렀다. 연간 사고액이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 7월까지 발생한 금액(2천957억원)보다 109억원 많은 수치다.

보증사고가 늘어난 것은 전세가격이 높아짐에 따라 전셋값과 매맷값이 큰 차이가 없는 깡통전세가 생겨나고, 이를 전세로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가 증가한 원인이 크다. 무분별하게 갭투자가 이루어지고 투기 세력들의 아파트 매입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자칫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만약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피해를 입는다. 임대인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했기 때문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거기에 투자 대상이 된 부동산들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발생한다. 특히 한 명의 투자자가 갭투자를 통해 수십, 수 백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피해액은 무한대로 늘어나 결국 법적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셋값이 더 높은 경우

계약에 신중해야

임대인이 파산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은 다른 세입자가 구해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최악의 경우엔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된다. 경매로 넘어간 집은 전세가 매매가보다 높고, 다세대주택일 경우 유찰(경매 입찰에 있어서 응찰자가 없어 낙찰되지 못하고 무효가 선언되어 다음 경매에 넘어가게 되는 것)되는 경우가 많아 막대한 손해가 생긴다.

전세 가입자가 증가하며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차인을 보호하고 보증 사기로부터 손해를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UG 관계자는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는 경우 가입할 수 없다”면서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높은 경우 전세 계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