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메카에서 유령 도시된 이곳…부동산 가격 오르는 이유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한때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렸던 구미 지역이 지금은 사람도 구경하기 힘든 유령 도시로 변하고 말았다. 구미가 추락하게 된 것은 과거 구미시를 주름잡고 있던 대기업의 이탈 때문이다. 젊은 인력들이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인구도 줄어들고 됐고, 넓게 차지했던 공장 부지는 공실로 남겨지게 됐다. 그렇다면 과거 구미의 황금기 시절은 어땠는지, 현재는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70년대 황금기였던 구미시
전자산업의 중심지

구미시의 황금기는 1970년대라고 말할 수 있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공장이 먼저 들어섰고, 그 주변으로 주거지와 상업시설들이 형성돼 발전해 왔다. 한국 전자산업과 디스플레이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던 구미는 당시 수출기지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이끌던 경북권의 경제 중심도시였다.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1999년 전국 단일 공단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넘었고, 2005년에는 305억 2,9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이는 대한민국 수출액의 11%, 무역 수지 흑자액의 78.5%에 해당하는 수치다.

구미가 이렇게 괄목할만한 실적을 이루게 된 배경은 국가의 정책적 배려와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및 협력업체들의 역할이 크다. 구미의 전자산업은 70년대에는 흑백 TV와, 라디오 등 음향기기 조립에서 80년대 컬러 TV와 VTR 90년대 이후 CRT, 개인용 컴퓨터, 광섬유, 반도체, 2000년대의 휴대폰, LCD, 유기EL, PDP TV 등 완제품 및 소재산업으로 다양화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구미 산업단지엔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도레이, 코오롱, 대성산업가스, SK실트론, LG쏠라셀 등이 있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이전
지역 경제에 타격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 같던 구미는 급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2010년을 전후로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기지를 해외와 수도권으로 잇따라 이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으로 구미의 휴대폰 생산기지를 옮겼고, LG는 구미의 핵심 계열사들을 수도권으로 배치했다.

반도체와 LCD 등 구미가 자랑하는 첨단 전자, 부품 소재 업종들은 경기 평택과 충북 오창 등에 교통 입지가 좋은 산업단지가 조성되자 구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인재 유치가 힘들고 최종 수요처와 멀다는 이유였다. 그 결과 구미의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산단 혁신본부장은 “구미산단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자와 섬유산업을 양대 축으로 수출·생산 부문에서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던 곳”이라며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게 결정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 인구 절벽 심각해져
구미 인구 41만 명 유지

그렇다면 한때 젊은이의 도시로 알려졌던 구미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구미를 포함한 경북의 인구 절벽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해 3,414명이 떠나 현재 총 인구 41만 명을 유지 중이다. 경북 인구 감소 요인은 도 단위 지역의 인구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른 자연 감소보다는 포항·구미 등 거점 도시의 인구 유출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미 지역의 생산실적은 지난 2011년 61조 8,000여억 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3년 56조 2,388억 원, 2015년 30조 4,318억 원으로 계속 급감했다. 2017년 지난해 말에는 28조 5,846억 원을 기록했다. 불과 1년 사이에 2조가 줄어들었으며, 6년 사이에 33조가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구미와 같은 지방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전세를 낀 채 집을 사는 ‘갭투자’가 몰리고 있다. 대출과 세제 등 규제가 적은 데다 임대차 보호법으로 전세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갭투자에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거주하는 사람이 적은데도 부동산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의 올해 상반기 집값 상승률은 1.53%로 높은 상승세였다.


지난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최근 3개월간 구미의 갭투자 건수 572건으로 경기도 평택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구미에선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을 앞질렀거나 1,000만 원 이하로 차이 나는 아파트 단지가 급증했다.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아파트가 취득세 중과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과 지역의 개발 호재가 맞물리면서 자금이 부족해도 일단 소유한 뒤 매매가 상승 시 판매하는 식의 외지인 투자가 몰리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매전 차익을 활용한 갭투자는 수도권보다 지방이 유리하다”며 “지방 가운데서도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서거나 2주택까지 기존 취득세율(1~3%)을 적용받는 비규제지역으로 수요와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