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직장인 A 씨는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최근 직장을 옮기면서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서울에 소재한 빌라에 월세로 거주 중인데, 한 달에 그가 버는 월급의 약 3분의 1 정도가 임대료로 나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는 이전보다 절약하는데도 저축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A 씨는 “당장 목돈이 없어 월세를 선택했고, 돈을 모아 전셋집을 알아보려 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월세방 신세를 못 면할 것 같아 막막하다. 월급이 적더라도 고향에서 일하는 게 차라리 더 나았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실제 서울 내 거주 중인 직장인 중에는 A 씨처럼 월세로 인해 주거비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최근 월세 상승으로 더욱 가중되고 있는데, 서울 내 직장인들의 월세 비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직장인 10명 중 8명
서울 월세 부담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46.8%가 자신을 렌트푸어족으로 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렌트푸어족이란 전·월세 등 임대계약 형태로 주택에 거주하며 소득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에 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특히 이들 중 주거비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는 집단은 월세 거주자였는데월세를 사는 직장인 10명 중 8명이 매달 나가는 주거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이 같은 현상은 특히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7월 기준으로서울 내 연립 및 빌라 주택의 월세액을 조사했다이에 현재 서울 내 주택의 임대계약 월세 비용은 평균 62만 4000원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이는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또 서울 내 월세 보증금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인 5683만 7000원을 기록했는데이 경우엔 전국 평균인 2886만 1000원에 비교해도 2배에 가까운 수치로 드러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서울 내에서 월세 부담이 큰 곳은 한 달에 평균 84만 4000원을 내야 하는 종로구용산구중구 등의 지역과 88만 8000원을 내야 하는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의 지역이 있었다이곳들은 모두 서울 내 일자리가 밀집한 지역들이었는데월세 부담액이 서울 평균치에 비해서도 35%가량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지역으로는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등 강북 서북권 지역과 양천구강서구구로구금천구영등포구동작구관악구 등 강남 서남권 지역 등이 꼽혔다이 지역들은 각각 평균 55만 7천 원과 평균 52만 1천 원의 월세를 부담하고 있었다.

소득 대비 월세
평균 약 23% 지출

그렇다면 월세의 상승에 대비해 소득의 증가 수준은 얼마나 될까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세전 기준으로 309만 원이다. (2019년 말 기준이는 전년도 대비 약 12만 원 정도 상승한 금액인데만일 4대 보험에 가입된 직장인이라면 세후 소득은 약 270만 원 정도를 실수령액으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만약 평균 소득을 받는 근로자가 서울 내 평균 주택의 월세액을 부담하게 된다면 월급 대비 월세 비용으로 약 23%의 금액을 지출하게 된다또 1년간 들어가는 총비용으로 계산하면 연간 약 748만 8000원이 월세 비용으로 나간다.

그러나 이 또한 거주하는 주택이 아파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세 보증금은 평균 1억 2233만 원한 달 평균 월세 비용은 113만 5000원으로 조사됐다이는 빌라나 연립 주택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따라서 평균 소득 수준의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서울 내 아파트를 평균 월세로 살기 위해선 1년에 약 1362만 원을 내야 하고월급에 대비해선 약 42%를 내야 한다.

전세 품귀현상에
늘어나는 월세

작년 한 해 전국 아파트 월세는 1.78% 상승했다이 같은 오름세는 몇 년간 계속된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아파트의 월세는 꾸준히 내림세를 기록했다특히 2018년에는 전국 아파트 월세가 1.53% 하락했고, 2019년에는 1.13%가량 하락세를 보였다그러나 최근 들어 아파트 전세물건이 줄고전세금은 비싸지면서 기존 전세 세입자들이 월세 또는 반전세로 임대차 거래를 돌린 사례가 늘고 있다특히 서울은 올해 들어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39.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전세 품귀현상과 월세 임대계약 증가의 이유를 임대차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이에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차 3법의 계약 갱신 청구권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 계약을 선호하는 집주인이 많아지며 임대 시장의 전체적인 수급 균형이 꼬였다이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월세가 크게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연말이 되면 본격적으로 집주인들의 종합부동산 세 등 보유세 부담이 증폭될 것이다그러면 이는 자연스럽게 세입자들의 월세를 올려서 충당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며 당분간은 월세 급등 현상이 쉽사리 꺾이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