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 3천’ 직업만족도 1위 찍었다는 의외의 직업

바다 위 지휘자 도선사
연 소득 2억 5천만 원 수준
1년에 20여 명 선발
업무 위험도 높아 보험 가입 어려워

매년 연봉·직업만족도 순위에서 1,2위를 다투는 직업이 있습니다. 이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고액 연봉을 손에 쥐는 행운아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 직업을 삼기 위해선 결코 만만치 않은 관문을 거쳐야 합니다. 무려 관련 업종에서 15년 이상을 근무해야 하는데요. 만족도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지만, 결코 많은 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이 직종의 정체는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국제뉴스

바다 위의 파일럿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도선사는 해운·항만 관련 진로를 꿈꾸는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인데요. 항구의 지휘자로도 불리는 이 직종은 배가 항구에 가까이 도착했을 즈음, 배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배를 조종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도맡습니다.

따라서 선박의 항로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 선박의 속도, 규모, 종류도 사전에 완벽히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데요. 이 밖에 외국 선박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외국어 능력은 도선사가 갖춰야 할 필수 능력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보통 큰 선박들의 경우 항구에 도착할 때를 맞춰 속도를 늦추는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인데요. 바로 이 과정에서 도선사는 도선선이라고 불리는 소형 선박을 이용해 도산해야 할 선박 근처까지 이동한 뒤, 직접 승선해 선박의 항로와 속도를 선장에게 직접 지시합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항만 시설의 안전을 위해 항만 입출항 시 도선사의 승선을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사진출처_한국도선사협회

이처럼 바다 위의 안전을 책임지는 도선사가 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요. 6천 톤 이상 선박에 선장으로 3년 이상 승선하면 도선사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데, 선장이 되기까지 보통 3등 항해사 2년, 2등 항해사 2~3년, 1등 항해사 최소 5년에서 10년가량 근무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도선사가 되기 위한 시험 자격 요건을 갖추는 데만 10년에 달하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죠. 업계에 따르면 시험 자격 요건이 워낙 까다로운 탓에 도선사 평균 합격 연령대는 40대 중반 수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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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도선수습생 전형 시험에 통과한 이후에도 배정된 도선구에서 6개월간 2백 척 이상의 실습을 거쳐야 하고, 실습을 거친 이후에도 최종 실기 및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마침내 도선사 면허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보통 1년에 10여 명의 도선사를 선발했는데요. 최근 들어선 매년 20여 명의 도선사를 뽑고 있어 선발인원 증원으로 과거에 비해 합격 관문이 낮아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도선사 면허증을 받게 된 이후에는 시험 응시 전 지원한 희망 도선구 혹은 시험 성적에 따라 배정된 곳에서 반년간 실습을 받게 되는데요. 이때 예선 사용법, 지형지물, 항로표지 등을 선배 도선사를 따라다니며 도제식으로 실무를 익히게 되며 교육을 마친 이후에는 연차에 따라 최소 3만 톤 이하에서 최대 7만 톤 이하의 선박을 도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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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도선사는 보통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국가 자격을 지닌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일하기 때문에 연봉이라는 표현보단 연 소득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하는데요. 한국도선사협회 측에 따르면 도선사의 연 소득은 통상 LNG 선박 선장의 연봉 2배에 달하는 2억 5천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높은 연봉이 보장된 도선사 역시 만만찮은 점이 존재합니다. 도선사의 업무 강도는 꽤 센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보통 선박 1대를 도선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안팎인데 도선선으로 도선 지점까지 움직이는 데만 2시간가량이 소요된다고 하죠. 이때 도선선이 소형 선박이다 보니 날씨가 안 좋고, 파도가 높은 날이면 배가 크게 흔들려 추락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도 하는데요.

사진출처_매거진한경/한국도선사협회

또한 도선사는 항해하는 선박에 승하 선할 때 사다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칫 집중력이 떨어졌다간 그대로 바다에 추락할 위험도 있습니다. 바다 경력만 30여 년이 넘는다는 도선사 한 모 씨는 “몇 해전 승선할 당시 사다리 줄이 끊어져 불시에 해상으로 추락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배가 보트가 조금만 선박에 더 붙었더라도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수 있다”라며 “지금은 도선사를 위한 특별 전용보험도 생겼지만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도선사는 위험한 직업이라 보험조차 가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도선사는 강한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업인데요. 한번 사고가 날 시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단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한 도선사는 “올해 초 수에즈 운하에서 도선 중 발생한 사고만 봐도 알 수 있듯 도선 사고는 대형 재산 피해를 동반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사고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모든 종류의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 능력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도선사만의 장점도 있는데요. 우선 여타 해양 관련 직종과 달리 장기 승선이 필요치 않은 직장이라 가족과 함께 지내며 육상 근무를 할 수 있고, 안전하게 도선을 마치면 임무가 끝난 뒤 비교적 긴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정년도 65세로 다른 직업군들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제25회 바다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한 한기철 부산항도선사회장은 “도선사는 힘든 승선생활을 거쳐야 하고, 공부도 많이 요구되는 직업이지만 노력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직업”이라며 “청운의 꿈을 가지고 해기사의 꽃인 도선사에 도전하는 걸 후배들에게도 늘 추천하는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직업만족도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도선사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들이 도선사가 되기 위해 들인 시간과, 근무 시 감수하는 위험을 생각하면 억대 연봉이 더는 부럽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