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차별 논란 불러온 디올의 ‘명품 가방 든 여성’ 사진 한 장

상하이 ‘레이디 디올 전시회’
중국인 차별 논란 끝에 전시 취소
거센 중국인들의 불매 운동

출처 ‘Daxue Consulting’

다인종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마블 영화, 성소수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들. 다양한 브랜드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정치적 올바름”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디올이 이 “정치적 올바름”을 어기고 중국인을 차별하는 홍보물을 올렸다며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bloomberg’

“중국 여성 비하했다” 논란에
디올, 사진 삭제 후 묵묵부답…

한 아시아계 모델이 중국 청나라 여성의 전통 의상을 입고 강렬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길고 검은 손톱 장식이 달린 그의 손엔 디올의 명품 백이 들려 있죠.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디올이 지난 12일 상하이의 웨스트 번드 아트센터에서 연 전시회에서 공개한 사진입니다.

출처 ‘The Independent’

이 사진이 화제가 된 이유는 중국 네티즌들과 관영 매체들이 이를 “중국인 비하”라며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여성 신문은 “디올의 행동은 중국 문화를 왜곡하고 중국 여성을 못생겨 보이도록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매체는 또 “이번 디올의 유령 같은 사진은 대중들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서양 브랜드들의 미학과 문화 속에 있는 ‘오만과 편견’을 읽을 수 있다”고도 했죠.

논란이 커지자 해당 전시와 디올의 중국 웨이보 계정은 해당 사진을 삭제했는데요. 별다른 사과나 해명은 없는 상황입니다.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가운데 오히려 어두운 피부색의 아시아 모델을 고른 것을 호평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희고 고운 피부, 큰 눈을 선호하는 중국 내 ‘미인의 기준’을 벗어나 다양한 중국 민족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것이죠.

출처 ‘서울신문’

피자를 젓가락으로…
“중국 전통 무시하냐”

한편 명품 브랜드가 “중국인 차별”로 구설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상하이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더 그레이트쇼’를 홍보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중국인들에게 뭇매를 맞았는데요. 동양인 모델이 젓가락으로 스파게티와 피자 등을 먹는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영상은 중국의 전통을 무시하고, 동양인이 타문화에 무지하다는 편견을 드러낸 인종차별의 전형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에 공동 창업자인 스테파노 가바나가 개인 채팅으로 중국을 “똥 같은 나라” “무식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마피아”라고 비유한 사실까지 밝혀지며 중국의 SNS는 아성을 깨뜨렸죠.

뒤늦게 돌체앤가바나 대표는 직접 사과 영상을 올렸는데요. 이미 장쯔이(章子怡)·리빙빙(李冰冰)·천쉐둥(陈学冬) 등 중국 최고의 스타들이 패션쇼 불참을 선언하고, 브랜드 홍보 모델이었던 디리러바는 계약을 취소한 뒤였습니다. 결국 돌체앤가바나가 상하이에서 처음 기획한 대형 패션쇼는 취소될 수밖에 없었죠. 3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 매출은 이전만큼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출처 ‘Foreign Policy’

“중국 국가 주권 무시했다”
줄줄이 사과한 명품 브랜드들

중국의 애국주의는 많은 브랜드들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서구권 고객들의 입맛과 인권 단체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데요. 지난 2019년에는 중국 웨이보에서 도시와 국가 이름을 나열하는 베르사체의 티셔츠에 타이베이를 대만의 도시로, 홍콩을 하나의 국가로 표기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었죠.

“중국의 국가 주권을 무시했다”며 베르사체의 지리적 표기에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은 이어 코치, 지방시, 아식스, 삼성, 캘빈 클라인, 스와로브스키 등”잘못된 표기”를 한 브랜드들을 찾아냈는데요. 관련 해시태그의 조회 수가 7억 3천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자 해당 브랜드들은 줄줄이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날을 국제 사과의 날이라고 부르자”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도 생길 정도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