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 도핑 의혹 확인
도핑 확정에도 개인전 출전
해설위원, 선수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카밀라 발리예바가 개인 경기에 출전했다. 카밀라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 때 제출한 도핑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는 발리예바의 올림픽 개인전 출전을 허용했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도핑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면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판단에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들과 해설자들은 분노했다. 금지약물이 검출된 발리예바가 개인전 연기를 시작하자 중계진들은 침묵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경기가 끝난 뒤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가진 NBC의 해설자 타라 리핀스키와 조니 위어도 이호정 해설위원과 같이 경기 내내 침묵을 유지하며 경기가 끝난 뒤 “이 연기를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양성판정을 받고도 경기에 나선 발리예바의 스케이팅이 우리 앞에 펼쳐지지 말았어야 한다”고 전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 판정논란이 있었던 소트니코바는 공개적으로 ‘발리예바는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발리예바에 대해 “이 모든 일을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다”며 “발리예바는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위로했다.
김연아는 발리예바의 도핑논란에 대해 SNS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며 일침을 가한 적 있다. 김연아의 게시물을 본 발리예바의 팬들은 해당 글에 김연아를 비난하는 글과 이모티콘을 잇달아 게시했다.

발리예바의 코치는 예테리 투르베리제 코치로 “아이들을 일회용 컵처럼 쓰고 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실제로 쇼트 프로그램에서 발리예바의 실수가 이어지자 경기가 끝난 후 투트베리제 코치는 발리예바를 향해 “왜 포기했어? 왜 싸우길 멈췄어? 나에게 설명해 봐”라고 추궁했고 이 장면은 방송에 그대로 송출됐다.
IOC위원장은 “카밀라 발리예바의 주변인들은 섬뜩하다”며 “발리예바의 경기를 보는 것이 굉장히 괴로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