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운동 주역 ‘존 리’
차명 투자 의혹으로 대표 사임
유튜브로 복귀 신호탄
언론은 그를 ‘투자의 신’이라고 불렀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12살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나면서 ‘돈’에 대해 깊이 깨우친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다니다가 ‘월급쟁이’가 싫어 돌연 미국으로 떠나고 전 세계 증권가의 중심이라 할 만한 ‘월 스트리트’에서도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초기 자산 600억을 1조 5,000억까지 만들어 2,500% 수익률을 기록하며 스타 펀드매니저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는 한국의 금융 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마음으로 귀국한다.
한국에 들어와 코로나19 앞길이 보이지 않던 주식 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을 이끌고 폭락 장을 단기간에 회복시킨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드높인다.
김숙은 그를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며 추켜세웠다.
바로 존 리 전 메리츠 운용(메리츠)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인들에게는 따끔한 일침을 날리고, 모두에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설파한 경제 전문가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는 ‘삼성전자를 살지 팔지 고민’이라는 유재석의 질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는 착각을 하지 말고 분산투자를 기억하라”고 답변했다.
지난 2014년 메리츠 대표로 취임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치투자의 가치를 알리면서 작년 초까지 8년간 열심히 일했다.
사람들은 그를 녹두장군 전봉준에 빗대 ‘존봉준’이라 불렀다.
그는 장기투자의 위력을 설명하며 “단기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SKT 주식을 3만 원에 매입해 440만 원에 파는 기적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자동차도 소유하고 있지 않을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인생을 본보기로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그런 그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차명 투자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은 “존 리 대표의 아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에 메리츠가 펀드 자금을 투자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실제로 그는 지인이 2016년 설립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 금융 업체에 아내 명의로 지분 6%가량을 투자했다.
이를 두고 메리츠 대표이사 지인이 운영하고 배우자가 주주로 있는 회사의 상품에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것이 이해관계 충돌 여지가 있는지 조사받았다.
존 리 전 대표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불법성은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 6월 말 대표직을 사임했다.
그런 그가 다시 돌아왔다. 이제는 더 이상 대표가 아니라 유튜버라는 타이틀을 달고 1달 만에 돌아왔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에 지난달 21일에 촬영한 ‘안녕하세요, 존 리입니다’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다양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먼저 “지난 1, 2개월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고, 30년의 제 명성에 큰 영향을 받아 너무 속상해서 몸무게가 5kg 빠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국에서의 1막은 끝났고, 교육 쪽으로 인생의 2막을 설계하려고 한다” 종교계 인사들에게 약속한 노후 준비와 초등학생에게 메리츠 주식을 주기로 한 약속은 모두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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