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의 새로운 관광 상품
논 위에 그림을 그리는 논아트
농촌 경제 살리기의 1등 공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가까운 중국도 대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 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지역 활성화에 톡톡한 기여한 중국 마을이 있다.
중국 마을들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비결은 바로 다오톈화(稻田画)라고 불리는 논아트 덕분이다. 색깔이 다른 벼 품종을 심어 논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관광객들을 작은 농촌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보라색, 노란색, 녹색을 띠는 벼 품종을 이용해 마치 포토샵을 방불케 하는 글자와 그림을 만들어 내어 화제가 되었다.
특히 논아트로 유명한 중국 허난성 리우좡 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10년째 논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이 마을은 매년 벼의 색깔과 종류를 늘려가면서 작품의 질을 높여왔다. 시작 당시 사용한 벼의 품종은 2~3가지 남짓했으나 현재는 7~8가지 품종으로 늘어나면서 다양한 인물의 표정과 옷 그림자 등을 생생하게 표현해낼 수 있게 되었다.
논아트에 사용되는 기술 또한 매년 진화하고 있다. 우선 모든 작업은 전망대에서 보이는 시점에 맞춰 진행된다. 논 그림의 도안을 미리 디자인하는 작업은 필수이다. 도안이 결정되면 심을 품종을 정하고 설계도를 만든다. 전망대에서 볼 때 가장 아름답게 보이도록 원근법의 보정을 거쳐 밑그림을 완성하고 모종을 심기 위해 표시할 위치를 측정한다.
이렇게 완성된 설계도에 따라 각 포인트에 말뚝을 박아 모내기를 시작한다. 작물별로 각기 다른 색의 잎과 벼를 사용해 평면, 입체, 선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설계도에 맞춰 심은 벼가 자라면 비로소 논아트가 완성된다.
이러한 논아트는 중국 지방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논 10헥타르를 논아트 13면이 수놓아 화제가 되었다. 이곳은 현재 입소문을 타며 선양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벼가 익어가는 10월까지 때에 따라 달라지는 논 그림을 보러 매년 20만 명이 넘게 이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후난성 류양시, 후난성 창더시, 후난성 창사현, 헤이룽장성 푸진시, 저장성 항저우시, 장쑤성 둥타이시 등 많은 마을에서 논아트를 벌이고 있다. 논아트로 가장 유명한 허난성 리우좡 마을은 연간 8억 원의 관광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매년 약 30만 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관광 수익은 논아트 운영비 및 마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논두렁 아트라고 불리는 단보 아트는 1993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처음 시작됐다. 도면에 맞춰 색깔이 제각각인 여러 품종의 벼를 논에 심은 뒤 전망대에서 그림을 내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논바닥’을 뜻하는 이 단보 아트는 아오모리현에서의 첫 성공 이후 일본 전역으로 확산됐다.
특히 아오모리현 이나카다테 마을은 매년 표현력이 정교해지면서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올해로 29년째 논아트를 계속하고 있는 이나카다테 마을의 2015년도의 관광객 수는 34만 명을 넘어 6,200만 엔(6억 7천만 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2016년도는 전망대 요금을 100엔 인상하여 1억 엔(10억 8천만 원)의 수익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도들이 경기도 여주시를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 포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논아트의 홍보기법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뤄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농업이라는 단순한 1차 산업에 예술이라는 장르의 접목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