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전업체 다이슨
국내 매출 5,000억 돌파
삼성·LG에 밀려 3위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헤어스타일러계의 명품’이라 불리는 에어랩 시리즈와 무선진공청소기로 유명하다. 이중 청소기는 기업이 탄생한 이유이자 핵심 주력 상품이다. 한국에서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렸음에도 다이슨은 우리나라 청소기 시장에서 영 기를 못 편다고 하는데.
최근 다이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국 지사를 설립한 지 3년 만에 연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3% 오른 5,527억 원으로, 첫해 2,942억 원의 매출을 올렸을 때보다 눈에 띄게 성장했다.
다이슨 전체 매출에서도 제법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다이슨이 전 세계 매장에서 매출 35억 파운드(약 5조 2,000억 원)을 올렸으니 다이슨코리아의 매출 5,527억 원은 약 11%에 달한다.
다이슨은 이에 화답하듯 신제품을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하고 있다. 다이슨 내 무선청소기 파트 관계자는 “한국의 청소 빈도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았다”면서 “신기술이 한국 소비자들과 연관성이 높고 필요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할 정도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놀랍게도 다이슨의 국내 무선청소기 점유율은 3위에 그친다. 어떻게 된 걸까?
앞서 다이슨은 2016년까지 우리나라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기술력도 시중 타사 제품보다 월등히 좋았고,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준비돼 있어 거의 독점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제트’, ‘코드제로’를 앞세워 다이슨을 맹추격하기 시작했다. 국내 가전업체 두 축이 속도를 내자 다이슨은 순식간에 국내 시장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업계와 시장조사 결과는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용호상박으로 1·2위를 다투며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각각 45%씩, 도합 9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다이슨의 점유율은 고작 10%에 불과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이 우리나라에서 ‘과거의 영광’을 다시 누리긴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등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물걸레 청소가 꼭 필요한 환경이지만, 다이슨 무선청소기에는 물걸레 키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삼성과 LG는 물걸레 기능을 강화하는 가운데 말이다.
또, 꾸준히 지적된 A/S센터 부족도 문제다.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A/S 서비스 조치가 가전제품 구매 조건 중 하나엔 우리나라에서 다이슨은 현재 A/S센터를 전국 50곳밖에 운영하지 않고 있다. 178곳의 삼성전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마저도 다이슨은 A/S 처리 속도도 느리다고 한다.
한편 다이슨은 지난 9월 이전 모델보다 흡입력을 높인 새 무선청소기 ‘다이슨 젠(Gen)5 디텍트’를 출시했다. 손잡이 부분의 방아쇠가 사라지고, 내부에 청소 툴이 내장되는 등 편의성을 높이며 청소기시장을 공략하는 다이슨. 과연 국내 두 기업을 밀어내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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