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헤어질 결심’ 기자회견
외신 “선정적인 장면이 줄어들었다”
“기대와 반대로 가고 싶었다” 답변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전작과 달리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신이 줄어들었다는 평가에 취재진에게 재치 넘치는 답변을 전해 화제가 됐다.
24일 오전 11시 30분(한국 시각 오후 6시 30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자리를 빛낸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박해일, 탕웨이 배우가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세 사람에게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도전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줬고 탕웨이는 “이들과 있을 때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박찬욱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는 내 배역에 엄청난 영감과 캐릭터를 부여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탕웨이는 “고마워요, 감독님.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채워줬다“라고 말하며 옆에 있는 박찬욱 감독에게 박수를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쑥스러워하며 “저 역시 똑같은 말을 탕웨이한테 돌려주고 싶다. 반사“라며 대답했고 이에 탕웨이는 “반사?“하며 통역사에게 물어봤다.
그런가하면 박찬욱 감독이 풀어낸 사랑의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요?‘라는 심층적인 질문을 받아 적잖은 당황을 하기도 했다.
해당 질문을 들은 박해일은 엄지를 치켜들며 웃었고 함께 있던 외신들도 박수를 보내며 박찬욱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제 삶을 영화에 녹여내는 감독은 아니다. 사랑이란 여러 가지 관계 중에 가장 인간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관계의 유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한 외신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신이 줄어들었다“는 평가에 박찬욱 감독은 “다른 감독이 만들었으면 그런 질문 안 하셨을 텐데 저한테 왜 그러시나“라고 너스레를 떨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찬욱 감독은 이어 “(그런 장면이) 있으면 그게 왜 있냐고 하고 없으면 왜 없냐고 하더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나라의 배급사와 만나 얘길 하는 중 일화를 소개하며 “홍보 문구를 박찬욱 영화의 새로운 진화라고 하겠다더라. 그건 좀 위험하다 했다. 진화된 폭력과 정사신이면 어떡하냐고 했다“고 말해 취재진을 폭소케 했다.
박찬욱 감독은 “(그런 장면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처음 기획할 때 어른을 위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고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엄청난 정사신이 나오나‘하더라. 그래서 ‘사람들이 이런 기대를 하는구나‘ 싶어 반대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질문이 나온 이유는 그동안 박찬욱 감독이 선보인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제작한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등에서는 변태성이 돋보이는 선정적인 소재와 장면들이 연출돼왔다.
한편 ‘올드보이‘로 해외에서 혁명적인 액션신이라는 평가받는 박찬욱에게 ‘헤어질 결심‘의 액션신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제가 ‘올드보이‘를 통해 무술 액션 연출의 전문가인 것처럼 알려진 것을 무술감독이 들으면 코웃음 칠 것이다. 필요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잘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액션을 정말 정교하게 힘이 느껴지게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인물의 감정이 묻어나올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