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방송 최초로 ‘이혼’ 권유한 부부, 이런 사연 숨어있었다

‘9년째 월급 비공개’ 남편 사연
전세 사기에 대출과 월급 가불도 받아
아내 “같이 살 마음 없다” 이혼 의사
오은영 “아이들 크고도 안 바뀌면 이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연합뉴스

1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 부부가 직면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돈’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일명 ‘비공개 부부’가 출연했다.

9년째 월급이 비밀인 ‘비공개 부부’ 아내는 “첫째는 6학년이고, 막내는 초등학교 입학해서 아직 손 가는 게 조금 많은 편이다. 남편이 육아에 관심 없다. 혼자 키우는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아내는 가장 큰 문제로 “생활비를 고정적으로 얼마 딱 주는 게 아니라, 줄 때 있고 자기가 형편이 안 되면 안 주고 (형편이) 조금 되면 조금 준다. 지금은 그냥 포기 상태다”고 털어놨다.

김응수는 “처음에는 생활비를 정해진 금액을 줬냐”고 물었고 남편 박용희 씨는 “처음 결혼해서는 제 월급 전부를 줬었다. 그러다 중간에 서로 각자 쓰게 된 거다”고 설명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아내는 연구원인 남편 월급에 대해 “몇 년째 그냥 ‘200만 원 조금 넘는다’로 안다”라고 밝혔고 김응수는 “남편분이 올해로 51세인데 직장 생활을 20대에 시작한 게 아니냐. 그런데 어떻게 지금까지 월급이 200만 원이냐”고 물었다.

이에 남편은 “직장을 계속 옮기다 보니까”라고 대답했고 이를 들은 김응수는 믿어지지 않는다며 당황했다.

오은영은 “부부는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노후를 대비하고 인생을 함께 살아나가는 건데 한 달에 버는 돈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의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의논이 안 된다는 건 부부의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신뢰에 타격을 주는 거라 볼 수 있다”고 맹점을 짚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남편은 제작진에 “아내가 헤어지자고 할까 봐 얘기를 못 한 것도 있다”라며 1억 500만 원 전세 보증금을 전세 사기당한 사실을 알렸다.

결국 양가 어른들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남편은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계속 썼을 거 아니냐. 도저히 감당이 안 되더라. 도저히 안 돼서 카드 대출받아 카드값을 갚았다”라며 “대출금은 대출금대로 신용카드값은 카드값대로 쌓여갔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 가불을 해서 지금도 매달 월급에서 차감하는 중이다”고 덧붙여 충격을 주기도 했다.

뒤늦게 사실을 안 아내는 이혼 서류를 작성하고 법원에 가려고 했다며 “(촬영) 중간에 안 하겠다고 했다. 살 마음이 없는데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느꼈다)”라고 전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이야기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두 분은 경제적인 걸 아주 정확하게 다 오픈하셔야 한다”고 강조하며 “남편분의 대국민 약속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이후로 더 이상의 대출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남편은 “그건 약속하겠다”고 대답했고 아내는 “제 입장에서는 남편이 성인인데 제가 다 일일이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것도 그렇고 제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에서는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오은영 박사는 “그렇게 노력해본 뒤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도 여전히 남편이 지금과 똑같다면 그때는 이혼하라. 무조건 참고 사는 게 조언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혼하시는 게 현실적으로 썩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