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
과거 삼성과 특허권 놓고 법정 다툼
미국서 4400억 배상하라…배심원 판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호 서울대학교 반도체연구소장을 지명했다.
11일 이종호 장관 후보자는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미래를 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고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소감에 대해서는 “얼떨떨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라며 “과연 내가 능력이 될까 많이 고민했고 주변에 지혜로운 분들에게 조언을 구한 뒤 임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이종호 장관 후보자와 삼성전자의 악연이 재조명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이종호 후보자는 원광대학교 재직 시절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합작 연구를 진행해 ‘벌크 핀텟(FinFET)’이라 불리는 3차원 트랜지스터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모바일 기기 핵심기술로 높은 성능을 가진 모바일 기기들이 사용되는 소비 전력을 줄여 모바일 기기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었다.
해당 기술은 이듬해인 2012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당시 인텔과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한 게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종호 교수는 특허권 권한을 양도한 카이스트의 자회사 케이아이피(KIP)와 이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인텔은 기술 사용료로 100억 원을 지불했다.
2015년부터 해당 기술을 사용한 삼성전자는 끝까지 버텼지만 2016년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재밌는 점은 당시 패소 위기에 놓인 삼성전자가 이종호 교수가 재직했던 경북대학교와 접촉해 특허 소유권 분쟁을 유도했다는 점과 카이스트가 당시 국내 특허만을 출원하고 국외 특허를 이종호 교수에게 넘겨 더 큰 소송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당시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에게 약 440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며 한국 반도체 등 기술 업계에서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례로 남게 됐다.
이후 양측이 어느 정도의 선에서 합의를 마쳤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배심원단이 내린 배상 금액을 고려했을 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닐 거라는 추측이 잇따랐다.
이에 누리꾼들은 “삼성전자 이제 꼼수 못 쓰겠다”, “하필 과기부 장관이…ㅋㅋㅋㅋ”, “기싸움 기대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과에서 석사학위 및 공학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이후 MIT 연구원 등을 거쳐 교수에 올랐고 과기부 소재부품기술 특별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겸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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