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유튜버 ‘영리치’
단기간 큰 돈 번 후 주택 투자
안정적인 관리 위해 자산 위탁 선호
젊은 자산가(영리치)들이 시세 100억 원대 초고가 주택에 투자하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며 일반 아파트 거래는 급격히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5층)를 매입한 사람은 1990년생 A씨였다. 이 아파트는 올해 거래된 아파트 중 두 번째로 비싼 135억 원에 팔렸다. A씨는 매입 전 인근 고가 단지 ‘한남더힐’에 거주했다. 그는 주택 매입 자금을 전액 현금으로 중개사 없이 직거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같은 건물 4층 전용 268㎡이 117억 원에 팔렸다. 매수자는 1985년생 B씨였다. 그 역시 전액 현금으로 직거래했다.
이들이 매수한 파르크한남은 2020년 6월 준공된 최고급 빌라다. 유엔빌리지 한강변에 위치해있으며 지하 6층~지상 6층 1개 동, 전용 239~270㎡ 16가구로 구성되어있다. 지난해 10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전용 268㎡(2층)을 108억 원에 매입했고, 싸이와 태양 등 유명 연예인도 거주 중이다.
올해 아파트 중 가장 비싼 145억 원에 거래된 강남구 청담동 ‘PH 129’ 전용 273㎡(16층) 소유주는 별도 등기를 하지 않고 전세 100억 원에 세를 줬다. 현재 이 건물 시행사가 위탁 관리를 맡고 있다.
이런 초고가 주택은 근로소득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재벌, 기업가, 연예인 등 유명인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 유튜브로 성공하거나, 코인, 주식 등 투자로 단기간에 큰 돈을 벌게 된 영리치가 많아지며 초고가 주택 수요가 예전보다 늘어났다.
언론에 따르면 이렇게 단기간 큰돈을 벌게 된 젊은 층은 이익금의 상당분을 부동산에 재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외 여건에 민감도가 낮은 용산, 강남 일대 초고가 주택을 안전 자산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부 매수자들은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위해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다시 법인에 신탁재산을 맡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방법이 종부세를 피해 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안정성을 위해 이런 선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나 투자는 미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이익으로 확보한 부동산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심리다. 관리신탁 재산은 명의가 신탁사여서 압류, 가압류, 근저당 등 재산권 제한 조치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아파트 분양 실적은 준수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강남구 청담동에 공급한 ‘위너청담’은 최고가 350억 원대 분양가에도 모두 새 주인을 찾았고, 역삼동 100억 원대 펜트하우스도 모두 계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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